환영과 초대

혼합 생태적 교회

750명의 백인이 사는 조그만 시골 마을에서 생애 첫 목회를 시작했다. 약 90여 명의 나이 드신 분들을 모시고 목회를 하다 보니, 가장 갈급한 것이 젊은 사람들을 어떻게 교회로 다시 데려올 것인가였다. 그러나 자녀들에게 온갖 종류의 운동과 악기를 시키고 개인 레슨을 받아야 하는 젊은 사람들은 교회에 잘 나올 수 없었다. 그러다가 간혹 젊은 사람들이 교회를 방문해도, 교회를 잠시 다니다가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을 자주 보게 되었다. 그 이유인즉슨, 교회학교와 중고등부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는 대형교회로 옮겨 간다는 것이었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교회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커지고 있다. 대형교회는 더 커지고 더 프로그램도 많아지고, 더 다양한 방법으로 전도와 선교도 잘하는데, 소형교회에 교인은 계속 줄어들고, 인적 자원이 줄어드니, 프로그램도 줄어들고, 전도와 선교의 기회도 줄어들게 된다. 하트퍼드종교연구소와 리더십네트워크가 발표한 “최근 미국 대형교회들의 변화”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교회들은 미국 전역에 걸쳐 성장하고 확산되고 있다. 미국 내 주일날 출석 교인 수가 1,800명 이상 되는 209개 개신교회들을 대상으로 2000년 이후 5년마다 조사한 통계자료로서, 이 대형교회 중 71%가 지난 5년간 평균 10% 이상의 성장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말 그대로 사람이 사람을 끌어들인 셈이다.

    이와 반면에, 바나 그룹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의 주일 날 출석 교인이 100 이하인 교회가 거의 절반인 46%이다. 대략 180,000개의 교회가 도시에서 혹은 외진 시골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좀처럼 작은 교회들은 부흥과 성장을 경험하지 못한다. 파송제로 이루어진 연합감리교회의 경우, 소형교회가 다른 교단보다 더 많다. 2016년 굿뉴스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략 32,000개의 연합감리교회 중에서 주일 출석 인원이 100명 이하인 교회가 76%, 24,654개이며, 거의 70%인 16909 교회가 50명 이하의 출석 인원을 가진다. 한인연합감리교회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인연합감리교회의 미래를 위한 오픈 포럼과 기도회 자료집(2019)에 따르면, 2014년 약 270개의 한인연합감리교회가 있었으며, 그 중 설문 조사에 참석한 교회는 약 222개 교회였다. 222개의 교회 중에 주일에 참석하는 출석 교인의 인원수가 100명 이하인 교회가 61.7%이며 200명 이하의 교회가 17.5%, 300명 이하가 6.3%, 500명 이하가 7.2% 그리고 500명 이상이 7.2%였다.

미국 전역에서 흩어져 있는 100명 이하의 작은 교회는 성장과 부흥의 맛볼 수 없는 것일까? 100명 이하의 작은 교회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다가갈 기회가 없는 것일까? 아니면 대학생, 젊은 미혼자, 어린아이가 있는 젊은 가정은 100명 이하의 작은 교회에 생명력을 발견하지 못할 것인가?

 

파송(Appointment)

연합감리교회는 파송제도로서, 대략 5년마다 한 번씩, 목사는 감독의 새로운 파송을 받게 된다. 갓 신학교를 졸업한 한인 목회자들은 많은 경우 시골 지역으로 2개 혹은 3개의 교회를 함께 담임으로 목회를 하게 된다. 한인연합감리교회 역시 고령화가 되어가고 있지만, 시골 지역의 연합감리교회의 고령화는 비교할 수 없다. 첫 파송에 만나게 되는 수십 명의 나이 드신 분들을 모시고 젊은 세대를 위한 목회를 하기란 어렵다. 마이클 빅 목사가 중부 플로리다의 와일드우드 연합감리교회로 파송을 받았을 때, 남아 있는 교인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소수의 정예 교인들, 소수의 80대 노인들만 교회에 남아, 충실하게 교회를 지키고 운영하고 싶어 했다. 젊은 사람들도 어린아이들도 거의 떠나버린 교회였다. 할 수 있는 것도 해야 하는 것도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

 

각성(Awakening)

이런 작은 교회의 선하고 신실한 목사들과 교인들이 선교와 전도에 힘을 쓰지만, 많은 경우에 실패의 쓴잔을 마시게 된다. 노스마운트 침례교회는 자신들의 교회 건물 안에서 이루어지던 지역선교 활동과 교회 근처의 불우한 이웃이 절실하게 필요로하고 도움을 구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기도와 분별을 통해 노스마운트 침례교회는 그들의 이웃은 누구인지, 그들이 필요로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그 이웃들이 있는 바로 그곳에서 하나님의 선교 사역에 동참할 수 있을지 발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게 된다. 노스마운트 교회는 자신들의 약점과 강점, 한계와 장벽이 무엇인지 평가하고 지역사회를 위한 참된 선교를 시작하게 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와일드우드의 빅목사는 “(교회란) 단지 교인들끼리만 모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안에 교회가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혼합 생태형 사역(Blended Ecology)

빅 목사는 수십 년 전부터 교회 건물이 지역사회에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도대체 이 건물이 무슨 건물인지 모르는 교회가 아니라 지역 사회에 있으며 지역 사회를 위한 교회의 형태를 혼합 생태형 교회라고 부른다. 21세기 이전의 교회는 주일날 오전 함께 모여 예배드리는 단일 형태의 교회가 주도를 이루었다. 주일날 한곳에 모여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이 교회였고 모든 사역은 그 안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새로운 형태의 혼합 생태형 교회는 그 교회가 속한 지역 사회가 필요로 하는 다양하고 새로운 표현 혹은 형태의 교회를 추구한다. 그래서 교회는 주일 오전에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는 전통적 교회의 형태와 다양한 새로운 교회가 함께 혼합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빅 목사가 부임한지 3년 만에 약 300명의 사람이 3개의 다른 다양한 주일 오전 예배에 참석한다. 그리고 주일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의 상황에 걸맞은 새로운 형태의 교회들 – 개 놀이 공원 모임, 문신 시술소 모임, 조깅 코스 모임등 –이 존재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역사회의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교회인 것이다. 정확히 혼합 생태형 교회를 추구하지는 않지만, 2,500명 이상의 교인이 출석하는 은혜 교회(연합감리교회)의 담임 조지 에이스베도 목사는 “처음 목회할 때, 세상 속에서 예수를 전한다는 것은 예배, 학생 사역, 어린이 사역, 선교 사역들을 획기적으로 새롭게 하면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세상 속에서 예수를 전한다는 것은 예루살렘의 유대인보다 아테네의 이방인을 선교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은혜 교회는 “찾아오는 교회”에서 “찾아가는 교회”가 되기로 결정했고, 수백만 달러 들여 구입한 컴패션 사역센터를 팔고 가장 하나님의 도움이 필요한 지역 초등학교에서 선교센터를 이전했고, 선교에 힘쓰고 있다.

 

혼합 생태 교회의 원동력(Priesthood of all believers)

우리가 혼합 생태 교회에서 다르게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평신도 사역이다. 다른 교회들은 사양길을 걷는데, 왜 와일드우드 연합감리교회가 번영하고 성장하고 있는지 질문은 받았을 때, 빅 목사는 새로운 형태의 교회를 개척하고 사역을 하는 평신도 사역자들, 즉 개척자들 때문이라고 답한다. 전통적인 교회의 형태에서 평신도 사역자와 지도자들의 사역은 제한이 많은 반면, 혼합 생태 교회에서는 그들의 소명과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형태의 교회를 개척할 수 있다. 평신도 사역자들은 만인 제사장으로서 교회의 축복을 받으며 자신들의 사역을 시작할 수 있다.

 

연합감리교회로서 생각해볼

4년 동안 담임을 했던 미국 교회에서 사람도 많지 않은데, 굳이 1부와 2부 예배를 따로 고집했다. 사람이 가득 차서 공간이 없거나, 전통 예배와 열린 예배 때문에 예배를 두 번 드리는 것은 당연히 할 것이나, 10~20명의 사람이 일찍 예배를 드리고 자신들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 예배를 두 번 드리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두 번의 예배를 끝까지 고집하는 할머니들 여러 명 때문에, 결국에 새로운 시도는 좌절되고 말았다.

미국에 있는 대부분의 교회처럼 연합감리교회에도 교인들은 부모님 혹은 조부님 대로부터 지금까지 지켜왔던 전통을 사랑하고 지키기 원하는 반면 새로운 것에 대해 두려움이 있다. 새로운 열린 예배, 구도자 예배, 새로운 온라인 헌금, 대형 스크린 등... 연합감리교회 안에서 교회를 위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목사와 교회를 위해 전통을 고수하는 평신도의 갈등이 있었다. 그러나 연합감리교회 목사가 시작한 이 혼합 생태 교회 모델을 교회에 접목해서 지역사회의 새로운 사람들, 젊은 사람들을 찾아가 작은 교회를 시작하는 도전은 가치 있을 것이다. 지금의 교회당 좌석에 앉아 있는 교인들이  대부분 천사 같은 노인들이라면 앞으로 10년 혹은 20년 후의 그 좌석에 앉을 사람들을 위해 목회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한인연합감리교회로서 생각해볼

지금까지 세 가지의 새로운 교회 움직임을 조사하면서 발견한 사실 하나는 밀레니얼 세대 즉,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교회는 사면이 벽으로 둘러싸인 기존 교회에 앉아서 젊은 사람들이 교회로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교회가 아니라, 그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교회라는 사실이다. 이는 젊은 세대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몸된 교회가 사랑해야 하는 이웃에게도 해당한다. 예수가 아픈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찾아가 목회를 한 것처럼, 지역 주민들이 있는 곳에 찾아가 예배드리는 교회가 21세기형 교회가 될 것이다. 100명 이하가 출석하는 62%인 현실 속에서 한인연합감리교회들이 남아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교회로 사람들을 끌어오려고 쓰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 사회에서 한인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새로운 형태의 교회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마이클 빅 목사의 교회 모델인 혼합 생태형 교회는 사실 새로운 표현들(UK)이라는 운동의 다른 표현이다. 새로운 표들이라는 운동은 영국 성공회와 감리교회와 다른 교단이 함께 연합해 교회 개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운동이다. 지금은 미국에서도 이 운동을 받아들여 “새로운 표현들(U.S)”이란 단체가 형성되었고, 연합감리교회의 일부 연회에서도 이 운동을 통해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고 있다.

 

글쓴이: 오천의 목사,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 담당,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테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