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눔 꽃을 피우는 대강절

김정호 목사

저는 장사익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음악을 좀 아는 어떤 분은 그의 노래가 노래라고 하기 어렵다고 하기도 하던데 저는 장사익의 노래를 들으면 제 마음속 눌려있던 것들이 확 풀어지는 기분을 가지게 됩니다. 그가 잘 부르는 '찔레꽃'을 들으면 아픔의 속으로 초대하면서 결국은 생명과 사랑의 강한 몸부림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애틀랜타에서 글 쓰는 사람 가운데 지금은 콜럼버스한인교회에서 목회를 하는 장인식 목사님의 글을 저는 좋아합니다. 삶의 여정이 특별히 이민교회 목회가 쉽지 않은데 그는 모든 것을 품었다가 웃음으로 은혜로 토해내는 신통한 능력이 있습니다. 얼마전에 책을 썼다고 보내줘서 단숨에 읽었습니다. 제목이 '꽃은 다시 핀다'입니다. 책의 내용을 보면 어려운 삶의 현실에서도 꽃 피워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과 믿음이 있습니다.

아무리 서럽고 슬퍼도 찔레꽃은 반드시 봄에 다시 피어납니다. 예수님이 오시는 성탄절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날들이 대강절입니다. 기도, 기대 그리고 기다림의 계절입니다. 이해인 수녀가 "길이신 이여 오소서"란 제목으로 이렇게 대강절의 기도를 했습니다. "&ellipsis;기름이 모자라고 쌀이 모자라고/ 모자라는 것 투성이의 이 춥고 메마른 땅에서/ 사랑의 기름이 모자라고 신앙의 쌀이 모자라는/ 우리네 가슴의 들판도 비어 있습니다. .. 이 거칠고 스산한 황야의 어둠을 밝히시러/ 길이신 이여 오소서/ 슬픔을 딛고 일어설 희망을 주기 위해 오소서/ 죽음을 딛고 일어설 생명을 주기 위해 오소서&ellipsis; 당신의 백성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오소서/ 오소서/ 길이신 이여 오소서/ 아멘."

대강절은 소망, 사랑, 기쁨, 평화의 왕으로 오시는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계절입니다. "길이신 이여 오소서"- 앞으로 성탄절이 오기까지 우리의 기도가 되기를 빕니다. 올해는 그 동안 예배당 안에 놓았던 '아기 예수 태어난 말구유'(nativity set)를 교회 입구 위에 세우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교회 마당에 십자가를 작은 전깃불로 만들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멀리서도 볼 수 있도록 세웠습니다. 혹시라도 예수님을 잊고 살 정도로 바쁜 사람들이 우리 교회 앞을 지나가면서 잠시라도 예수님이 오신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래서입니다.

참 우리가 예수 믿으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말을 많이 하는데 정작 그렇게 사는데는 참으로 인색합니다. 많은 경우 바빠서 그렇습니다. 좀 덜 바쁘게 살아야 마굿간에 태어나시는 예수님을 찾아갈 마음의 여유도 생길 것입니다. 아기 예수 오심을 기다리는 대강절은 기도와 기다림 그리고 기대함으로 준비하는 계절입니다. 준비된 기다림이 되어야겠습니다. 대강절 기간 우리 교회 청소년 오케스트라 15회 정기연주회를 비롯하여 주일학교를 중심으로 성탄프로그램들이 준비되고 있고 크리스마스 이브 음악예배도 준비되고 있습니다. 아기 예수 오심을 찬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는 예수님이 기뻐하시는 아름다운 일을 해야 하는데 그것은 이땅에서 소망, 사랑, 기쁨과 평화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예수 사랑 가지고 찾아가는 일입니다. 교회적으로는 물론 셀처치도 개인도 가정도 올해 성탄절에 꼭 한 사람이라도 예수님을 만나야 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나눔이 있기를 빕니다.

아기 예수가 우리 마음속에 다시 태어나기를 빕니다. 지금도 저희 집에는 20여 년 전 제가 멕시코 티화나에서 $5에 사온 말구유 세트가 있습니다. 그런데 동물들이 하나씩 없어지더니 나중에는 아기 예수도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들 마음과 믿음에는 이런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없어진 아기 예수 자리에 어느 아이가 "Who stole baby Jesus?"(누가 아기 예수를 훔쳐갔나요?)라고 써붙여 놓았다가 나중에 다른 아기 예수 인형을 사다 대치했습니다. 성탄절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아기 예수가 도둑질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 하나라도 세우고 비싸지 않아도 선물 하나씩 준비할 줄 아는 마음의 여유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선물을 받을 수 없는 형편에 있는 어린이들이 우리 주변에도 많고 어려운 선교지에서는 더욱 그리 할 것입니다. 어른들은 그렇다 해도 성탄절에 선물 하나 받을 수 없어 마음 아픈 아이들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예전 우리집에서는 성탄절 아침 많은 선물 가운데 하나씩만 가지도록 하고 나머지는 선물 받기 어려운 동네 아파트 찾아가서 나누어 주고 오고는 했었습니다. 올해 우리 교인 가정들에서 가정 별로 아니면 셀 별로라도 선물 나눔의 아름다운 일이 많이 일어나기를 빕니다. "오소서 오소서 길이신 이여 오소서" 아멘

글쓴이: 김정호 목사, 아틀란타한인교회 GA
올린날: 2012년 12월 4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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