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교회의 초대를 받아 설교한 적이 있다. 본인이 담임하는 교회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말씀을 전할까 고민하다가 기도에 대해 교를 하게 되었다. 미국 교회에서 설교하던 것처럼 약 20분 정도를 열심을 다해 설교를 했다. 그리고 예배가 끝난 후, 교인들이 나가면서 보이는 반응의 대부분이 설교가 짧아서 너무 좋았다는 반응이었다. 교회 주방에서는 예기치 않게 예배가 너무 짧게 끝나서 식사 준비를 급하게 하느라 더 고생했다는 후담도 듣게 되었다.
설교를 과연 어느 정도 길게 해야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은혜가 될 수 있을까? 많은 목사가 고민하는 문제이다. 게렛 신학교의 설교학 첫 수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교수의 말씀이 설교를 절대 15분을 넘기지 말라는 가르침이었다. 라이프웨이 크리스찬 리소스의 대표인 톰 라이너 박사는 지난 2015년에 트위터를 통해서 전미에 걸쳐서 목사들에게 설교를 얼마나 오래 하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행하였다. 그 결과를 발표하며, 탐 라이너 박사는 이 설문조사는 지난 3년 동안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졌지만, 과학적인 설문조사는 아니었다라고 밝힌다. 설문 조사의 결과는 아래와 같다.
1. 설문조사에 참여한 41%의 사람들이 20~30분 범위 안에서 설교를 한다. 이 부류는 성인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의 범위가 짧으며, 30분이 넘어가는 긴 설교는 교인들이 설교에 집중을 방해하고 그날 점심 메뉴나 예배 후의 할 일 들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실제로 카렌 윌슨과 제임스 콘의 논문, 강의 동안의 집중: 10분을 넘어서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10~20분 정도라고 한다. 또한 이 부류는 사람들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내에 최대한의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믿는다.
2. 약 37%의 사람들이 설교는 35~55분 범위로 길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성경에 대한 충실한 해석과 전달은 1~20분 사이에 이루어질 수 없으며, 설교가 예배의 중심적 요소로서, 예배 시간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해야 한다.
3. 약 9%의 사람들은 설교에 시간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믿는다. 설교의 길이는 목사가 임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님이 인도하는 데로 정해져야 한다. 하나님이 목사가 설교를 10분 안에 끝나도록 혹은 한 시간이 넘도록 설교하도록 이끄실 수 있다.
아주 흥미로운 사실은 설문조사에 응답한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설교가 짧아서 불만이라고 하지는 않았다. 또한 이러한 숫자 통계는 우리에게 명확하게 얼마 동안 설교를 해야 하는 것보다 21세기 설교를 전하고 듣는 사람의 추세를 알려준다.
설교는 구약에서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데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신약에서 예수께서 직접 제자들과 군중들에게 비유나 예화를 통해서 말씀하신 가르침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그렇지만 설교의 길이에 대해서는 성서는 침묵하고 있다. 예수님의 어떤 가르침은 간단명료했으며, 어떤 가르침은 5000명이 저녁 식사 시간을 거를 만큼 길었지만 아무런 불평도 없었다. 결국 요점은 얼마나 설교를 길게 혹은 짧게 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은혜로운 설교를 했는냐의 문제이다. 성령에 의지해, 성경 본문을 깊이 읽고 묵상하고 현실의 언어로 재해석된 설교, 2000년전 고대 중동에서 일어난 일이 아닌 지금 21세기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는 설교, 성도들이 공감하고 은혜로 가득찬 설교라면, 설교 시간이 길든 짧든 간에, 좋은 설교가 될 것이다.
글쓴이: 오천의 목사, 한인/아시아인 자료 담당,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테네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