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따스한 사랑의 품, 어머니 교회인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

들어가는 말

지난 80년 역사를 한 두 장의 백지로 다 가릴 수는 없을 것이지만 지난 세월을 되짚어 보면 새 세상을 열어간 선배 신앙인들의 발자취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살아 계신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1910년 한일합방으로 인한 망국의 설움을 뒤로하고 낯선 땅에 이주하였던 우리 선배들은 이질적인 문화에서 오는 차별, 당혹감, 그리고 외로움을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통해 극복해 나갔습니다. 기쁘고 즐거울 때는 함께 모여 찬송을 불렀으며, 괴롭고 슬픈 일을 당할 때마다 함께 모여 하나님께 눈물로 기도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창립 80주년을 맞이하면서 이 신앙의 선배들의 초연하고도 역동적이었던 믿음의 함성들을 되새겨 보며 미래의 지평을 열 힘과 희망을 얻습니다.

I. 어제

시카고를 에워싼 중북부 대륙의 첫 한인 교회요, 이민자들의 안식처요, 한인 그리스도인들의 영적 모태 노릇을 해온 우리 교회는 1922년 3월 염광섭, 김일선 그리고 황창하 씨를 중심으로 한 모임과 같은 해 9월 하와이 이민자 출신인 강영소, 강영승, 김경 씨 등을 중심으로 한 기도회 모임이 기초가 됐습니다. 그리고 1923년 9월에는 기미년 독립 운동 민족 대표인 33인 중 한 사람인 김창준 목사를 초대 목회자로 모시고 첫 예배를 드림으로 우리 교회가 공식적으로 창립하게 됩니다.

1927년 2대 담임 한승곤 목사, 1928년 3대 담임 김인준 목사를 맞아들이면서 우리 교회는 지금의 다운타운 인근 클락스트릿(Clark Street)과 면하는 826 웨스트악데일애비뉴(West Okdale Ave.)에 소재한 2층의 아담한 2유닛 건물로 처소를 옮기게 됩니다. 이후 1962년 6월까지 35년 동안을 이곳에서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1932년 4대 담임목회자로 갈홍기 목사가 부임해 3년 동안 우리 교회를 이끌었으며 1934년 5대 담임 조성학 목사를 거쳐 1936년 가장 오랜 동안 교회를 섬기셨던 이은택 목사님이 6대 담임목회자로 부임하게 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클락스트릿을 중심으로 다운타운에 이르는 지금의 링컨팍(Lincoln Park) 지역이 한인들의 집단 거주지였던 것으로 보이며 이들 생활 근거지에 교회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후 1962년 6월 당시 한인감리교회로 불리던 우리 교회는 다시 시카고 다운타운인 22 웨스트이리스트릿(W. Erie Street)으로 터를 옮기게 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10년이 넘는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은택 목사가 담임을 맡은 1964년까지 29년 동안 우리 교회는 일본 제국주의의 멸망과 조국 광복, 민족 상잔의 6.25동란, 5.16 군사 쿠데타 등등, 이억 만리 떨어진 격동기 조국의 모습을 지켜보게 됩니다. 당시 우리 교회를 지켜온 믿음의 선배들이 이런 질곡으로 아로새겨진 조국의 운명 공동체를 겪는 동안 미국 사회에 비친 우리 모습도 그때 그때마다 다르게 각인 되었을 것입니다.

1964년 이은택 목사가 29년의 수고 끝에 영예스러운 은퇴를 하시게 되었습니다. 그 후임으로는 태평양신학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막 끝낸 은준관 목사가 부임해서 약 3년 동안 시무하다가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로 초빙 받아 사임했습니다. 그후 1969년 8대 담임으로 차현회 목사가 부임했는데 그 당시에는 마침 연방 정부의 가족 초청 이민 문호가 확대되면서 이민자 수가 크게 늘어나던 때였습니다. 시카고 한인 사회도 이때를 계기로 양적 팽창을 이루게 됩니다. 동시에 한반도에는 냉전 관계의 남북이 7.4 공동 선언을 통해 마치 머잖아 통일을 이룰 것처럼 들뜨게 하던 때이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대내외적인 변화를 맞게 되면서 우리 교회는 1973년 2월 다운타운을 떠나 한국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3246 웨스트조지스트릿(W. George Street)으로 성전을 이전하게 됩니다. 그런데 1978년 이민 사회의 팽창하는 때와 더불어 복음 사역 기치를 내건 여러 교단의 교회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우리 교회는 기존의 시카고 한인교회에서 현재의 시카고 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로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그러나 사회적 변화에 민감했던 차현회 목사와 성도들은 한인 이민자들의 생활 터전이 점차 북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기도하던 끝에 당시 성전에서 약25분 거리에 떨어진 4850 노스버나드스트릿(North Bernard Street)에 있는 유대인 회당을 구입하여 이전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우리 교회는 창립 후 모두 4차례에 걸쳐, 짧게는 5년, 길게는 35년까지, 평균 15년마다 교회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므로 이번에 성전을 이전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79년 동안 5차례로, 평균 약 16년마다 교회를 옮기게 되는 것입니다.

1988년에는 9대 담임목사로 조은철 목사가 부임하여 그분 특유의 온유함과 부드러움으로 성도들을 정성껏 돌보며 8년 동안 목회 사역을 성실히 수행해 주셨습니다. 그후 1997년에는 시카고남부감리교회에서 시무하던 손용억 목사가 10대 담임목사로 파송되어 한인 이민 사회의 급격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교회의 부흥과 정체성을 바르게 하려고 헌신하시는 가운데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II. 오늘

오늘날 우리 교회는 중북부 지역의 장자 교회요 민족 교회요 어머니 교회로서 한인 이민 사회와 교회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할 사명을 요청 받아 "선교 선언문"(Mission Statement)을 만들고 다음과 같은 목회 사역들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한민족의 얼과 신앙적 전통을 계승하는 교회가 되자. 무엇보다도 한민족의 절기들을 예배 사역을 통해 기념하고 그 역사적 의미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삼일절 예배, 광복절 예배, 6.25전쟁 기념예배 등등. 예를 들면 민족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만세를 외쳤던 기미년 삼일절에는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든 믿음의 식구들이 태극기를 손에 들고 대한 독립 만세를 부르며 합동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매년 정월 설날에는 한국 학교가 중심이 되어 어른들에게 세배 드리기와 민속춤 공연 그리고 제기차기와 같은 민속놀이 행사를 진행하므로 시카고 지역에 우리 전통 문화를 심어오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어, 한국 역사, 그리고 한국 전통 문화를 후손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한국 학교도 시카고 지역에서 최초로 설립되어 운영되어 오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하나님의 말씀을 열심히 배우고 가르치는 교회가 되자.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그리스도인임을 깨달아 알기 위하여 우리 교회에서는 성경 연구반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일 아침이 되면 인물별 성경 공부와 주제별 성경공부반이 진행되고 있으며, 주중에 있는 2시간 짜리 성경 공부인 제자 I(화요일 아침과 목 저녁), 그리고 제자 II(금 저녁)에는 담임목사님이 직접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새벽과 수요 저녁 예배를 통해 강해 설교를 7년째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교회에서는 강한 말씀 훈련을 통한 66명의 평신도 성경 교사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언젠가 66개의 성경 공부반이 개설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세 번째로, 오고 오는 차세대 지도자들을 양육하는 교회가 되자. 제일 먼저 영어 회중 목회가 시작되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열매를 맺지 못한 가장 취약한 목회 사역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크리스백(Chris Back) 전도사를 중심으로 영어 회중 목회가 성실하게 진행되고 있어 그 기대가 큽니다. 특히 영적 지도자 양성을 위해 제자 훈련반(DISCIPLE CLASS)이 운영되고 있으며, 제일 장학 제단을 통해 지도자 양성을 위한 경제적 뒷받침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로, 세계 속에 그리스도의 사랑의 복음을 심어 주는 교회가 되자. 시카고 지역에 구제 사역과 함께 해외 선교 사역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인도네시아에는 예배당을 건축하여 복음화에 작은 공헌을 하였으며, 칠레에는 거리에서 방황하는 여인들이 제대로 쉴 수 있는 쉼터 빌딩을 지어 예수의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각 속회 별로 작고 큰 25개 선교 지역을 위하여 재정과 기도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러시아 선교회와 함께 사할린 지역 복음화 사역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III. 내일

시카고 한인들의 급격한 주거지 변경으로 인한 사회적 요청에 따라 우리들은 열심히 기도하던 끝에 지난 1997년 12월 교인 총회에서 하나님이 주신 미래를 향한 '비젼'(Vision)을 구체화시키기 위한 '새 성전 건축 계획'이라는 매우 중대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그후 하나님의 도우심과 성도들의 적극적인 헌신으로 시카고 북부 교외 윌링(Wheeling)에 참으로 아름다운 땅 8에이커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해 9월에는 루마니아 교회에 시카고 성전을 매각하고 시카고 북부 하일랜드팍(Highland Park)에 있는 베다니연합감리교회(Bethany UMC)를 빌려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제 6월부터 창립 80주년 기념 교회가 될 새 성전 건축이 시작될텐데 그 땅에는 예배당만이 아니라 한인 이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민 역사관과 한인 사회의 쉼터로서의 축구장과 농구장 그리고 조깅 코스를 겸비한 운동장이 만들어질 예정으로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500여 믿음의 식구들은 내년에는 기필코 새 성전 건물을 완공하여 예배 센터, 컴뮤너티 센터, 그리고 세계 선교 센터(Worship Center, Community Center, World Mission Center)로 헌당하기를 간절히 소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후에도 모든 것을 초월하신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사역이 그곳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져 갈 것을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끝으로 우리들은 어머니 교회로서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하나된 공동체 사랑을 오고 오는 세대 속에 넘겨주는 사역을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글쓴이: 한명희 집사 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 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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