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하지 않는 어린이부터 챙겨주세요”

2년만에 출석어린이 9배 증가 ...'오직 전도에 초점 맞추고 교사에 용기 줘'

이 시대 교회는 교인감소, 교회의 세속화 등 여러 가지 문제에 처해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교회에 아이들이 줄고 있다는 것. 교회에서 아이들을 볼 수 없는 것은 비단 젊은이들이 다 떠나고 노인들만 남은 농촌의 교회모습만이 아니다. 도시 교회 역시 고령화되고 있으며, 교회학교 인원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회에 젊은이와 어린이들이 없다는 것은 교회의 존재 자체를 흔드는 말. 일부 학자와 전문가들은 교회학교 어린이들이 줄어드는 것은 사회의 출산율 감소와 비례해 당연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어린이들이 많은 현실과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는 지상명령을 지켜나가야 하는 선교적 입장에서 자연발생적 감소를 언급하는 것은 당위성을 잃는다.

이러한 가운데 어린이 평균 출석 40명을 유지하던 한 중형교회 교회학교를 불과 2년만에 9배 성장시켜 주목받고 있다. 이 놀라운 성장의 중심에 있는 사람은 57세가 되도록 교회학교만을 섬기고 있는 양효진 목사. 그는 1980년대 광림교회에서 20년간 전도사로 사역하며 교회학교와 중등부, 고등부를 각각 1천명이상 출석하는 교회로 만들었던 주인공이다. 양효진 목사(성천교회, 담임 김기택 목사)를 만나 성장의 비결을 들어봤다.

사랑만 먹여도 아이들은 자란다

양효진 목사를 처음 만나러갈 때 주변에서는 대체 그가 어떻게, 어떤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들을 모으고 있는지를 궁금해했다. 기자 역시도 그 점이 가장 궁금해 처음 만나 물어본 것이 "대체 어떻게 하신 건가요?"라는 질문이었다.

그의 대답은 아주 원론적이었지만 지난 2년간 보여준 결과가 있었기에 더욱 힘이 실린 확실한 대답이었다. "교회는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러 오는 곳인데 지금의 교회교육은 사회의 교육과 프로그램을 쫓을 뿐 정체성을 잃었습니다." 교회는 TV보다 재미있지도 않고, 학교나 집, 놀이공간보다 시설이 좋아서 오는 곳이 아니다. 실제로 80년대 이전과 달리 교회는 다른 사회단체를 쫓아가지 못한다. 단지 교회가 줄 수 있는 것은 사랑이다.

"그런데 프로그램으로 움직이고 어린이들을 잡으려니 아이들이 교회를 멀리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단기간 교회성장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지속된 성장은 없다"는 양 목사의 말은 사실 모든 교회가 피부로 느끼는 것이었다. '예수님의 사랑'. 가장 확실하면서도 가장 구체적이지 못한 이 단어를 양 목사는 과연 어떻게 현실로 나타나게 했을까? 양목사는 "예수님의 관심과 사랑을 바로 교사들이 느끼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목회자들의 고민은 연말이 되면 교사로 헌신할 성도들을 구해야 하는 것이다. 교사가 되면 매주 주일성수를 해야 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칠 교재와 성경공부가 필수인데다가 전화심방에 교사기도회, 각 절기마다 새로운 내용을 어린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의무가 뒤따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개인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현실로 인한 스트레스가 교사를 자원하지 않는 이유다. 그러나 "교회학교가 질적 양적 성장하는 맛을 알게 되면 교사들이 달라진다. 일단 그 기쁨을 알게 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전도하고 헌신한다"고 양 목사는 설명한다. 그렇다면 양효진 목사와 성천교회 교사들은 그 단계를 어떻게 이뤄냈을까?

딱 한 명만!

한 사람이 한 명을 전도하는 배가운동을 안 해본 교회는 아마 없을 것이다. 연초만 되면 가을 이맘때를 기점으로 삼아 한 사람이 한 영혼을 추수하자는 전도운동을 펼친다. '1년에 단 한사람인데'라는 생각으로 굳은 결심을 하지만 한 해가 지나도록 결실을 맺기란 사실 어렵다. 아이디어는 좋지만 실천이 어려운 운동.

그런데 양효진 목사가 말하는 교회학교 성장은 바로 '딱 한 명만'이다. 그러나 양 목사의 방식은 조금 다르다. 양효진 식 '딱 한 명'운동은 교사가 헌신을 기쁨으로 느끼고 교회학교가 실제로 늘어가는 기초단계다. "맨 처음 교사들을 만나 함께 일하기 시작하면서 어떡해 하면 나를 신뢰하고 한 해 동안 동역자가 될 수 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한 번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그 다음의 일은 쉬워질 수 있지요."

양 목사는 먼저 각 반 선생님을 모아놓고 "오늘 출석한 학생들 수보다 다음 주에는 각 반별로 한 명씩만 많이 나오게 하자"는 의견을 말했다. 전도를 하라고 주문한 것도 아니고 오늘 나오지 못한 학생 한 명만 더 나오게 하자는 말이었다. 교사들의 다짐을 받아내고 다음주 실제로 각 반에서 최소 한 명씩 출석인원이 늘었고 이렇게 3-4주가 지나자 벌써 부서 내에 생기가 돌고 교사들이 자신감을 얻게 시작했다. 교회마다 성인이던 어린이던 재적과 출석의 차이가 있는 것에서 착안한 아이디어였다.

실제로 양 목사가 지난 2년간 매주 출석현황을 그린 그래프를 보면 교회학교는 매주 조그마한 성장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성장과 헌신, 교회학교 교사로서 봉사하는 보람을 느낀 교사들은 더욱 열심을 낼 수 있었다. 현재 성천교회 교사들은 아침 7시 30분에 모여 성가연습을 하고 8시에 드려지는 1부 예배 성가대로 봉사하며 예배한 후, 교사회의에 이어 전화심방과 11시 어린이 예배까지 꼬박 5시간을 연속적으로 헌신하고 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전과같이 어린이 예배만 드리고 성인예배를 드리지 않던 교사들도 없어지고 담임 목회자로부터 받은 예배의 은혜를 아이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어 더욱 좋아졌다. 또한 이러한 강행군에도 교사들은 "오히려 더욱 은혜를 받아 예전에 비해 덜 힘들다"는 아름다운 고백을 한다.

전도에 모든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

교사들의 헌신에 이어 성천교회 교회학교의 특별함은 모든 관심이 '전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각 부서의 프로그램도 예산도 모두 전도를 위해서만 쓰인다. 아무리 작은 교회, 작은 인원이라 할지라도 교회학교를 위해 사용되는 예산은 있는 법. 그러나 성천교회는 그 예산을 평소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각 교회에서 매주일 아이들에게 한 봉지씩 들려주는 과자간식도 없다. 또 어린이들 생일에 맞춰 주는 생일선물도 성천교회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물질적 풍요 속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교회에서 주는 작은 선물은 그리 기억에 남지 못한다. 때문에 성천교회는 평소 사용되는 예산을 없애고 오직 전도에 초점을 맞춰 예산을 사용하고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일례로 다른 교회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달란트 잔치와 성천교회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성천교회는 한 해를 시작하면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달란트 잔치를 통해 갖고 싶은 것을 조사한 뒤, 앞으로 몇 개월 후 열릴 달란트잔치에 선보일 선물을 미리 공개한다.

매주 주일을 성수하고 헌금생활과 전도에 열심을 다한다면 자신이 모아놓은 달란트로 좋은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평소 소소하게 들어가는 예산을 줄이다보니, 아이들이 정말 원하는 선물을 준비할 수 있다. 1년 동안 달란트를 모으면 몇몇의 아이들은 아이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MP3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양 목사는 "실제로 5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최고의 선물을 줄 수 있다"고 귀띔한다. 단지 두세 명이 받는 선물이지만 이 파급효과는 다음 해 전도와 어린이 신앙생활에 큰 도움을 준다. 예산은 같지만 효과는 배가되는 어린이들의 심리를 공략한 방법이다. 이밖에도 반별 출석과 전도성적에 따라 주어지는 선물은 아이들을 전도의 기쁨에로 몰아간다.

오직 전도에만

이렇게 전도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에 대해 양효진 목사는 "전도는 교회와 성도의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지만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바로선 기독교인들이 많아야 하고, 어릴 때부터 이들을 교육해야 한다"는 그만의 철칙을 설명한다. 이어 "질적으로 성숙된 신앙생활을 하려 해도 교육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천교회 교사들은 매주 3-4번의 전화심방은 필수다. 예배시간을 9시에서 11시로 바꾼 것도 전화 심방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교사들이 변하고 자부심이 생긴다. 양 목사의 말대로 때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그것은 '거룩한 스트레스'다. 신앙인은 안일한 자세로 신앙생활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성천교회 교회학교의 성장과 양효진 목사의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우리 전체 교회가 피부로 느끼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사회에서도 학교에서도 어린이들이 줄지만 결코 교회에서 어린이들이 줄어서는 안됩니다. 다른 곳에서 수가 늘어날 때 같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일뿐입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아이들이 자연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지요." 분명 이곳 저곳에서 어린이부가 성장하는 교회가 있기에 희망은 존재한다.

"우리 교회 역시 처음에는 단지 30-40명의 어린이가 모였습니다. 분명히 노력한 만큼 성장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양효진 목사는 특별하지 않는 특별함으로 전국교회에 용기를 주고 있었다.

김혜은 기자 [email protected]  
기독교 대한감리회 공식신문 기독교타임즈
입력 : 2005년 11월 25일 12:48:21 / 수정 : 2005년 11월 25일 13:2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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