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은 하나의 성경공부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목회본질이다.
성도들이 믿음 안에서 성숙한 그리스도인들로 자라가는 것은 목회자들의 소망이다. 그런데 영적으로 자라가는 것은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월터 헨릭슨(Walter Henrichsen)은 “제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으로 된다”고 하였다. 제자훈련을 마치면 모든 성도가 다 성숙한 성도들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훈련받기 전보다는 훨씬 영적으로 자란 것을 보게 된다. 제자훈련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을 위해서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1. 목회자가 제자훈련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
평신도를 훈련하여 제자 삼는 사역의 성패는 목회 비전에 달려있다. 목회자가 어떤 목회 비전과 철학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목회의 방향이 방향 지워진다. 교회를 움직이는 힘은 바로 목회 비전이다. 평신도를 제자화하는 일은 어떤 일시적인 신학 사조나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니다. 이것은 주님의 명령이다. 그레그 옥던(Greg Ogden)은 제자훈련이 교회에서 잘 안 되는 원인 여덟 가지를 지적한다. 그중에서 두 가지를 보면, 첫 번째 원인은 “목사들이 자신들의 가장 중요한 소명을 등한시한 데 있다.” 두 번째 원인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제자를 길러 내려고 하는 데 있다”라고 지적했다. 제자훈련은 하나의 성경공부나 프로그램이 아니고 목회본질이다. 마태복음 28장 19~20절의 말씀처럼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말씀은 변함없는 주님의 명령이요 교회의 사명인 것이다. 목회자가 이 목회본질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교인들과 비전을 나누고 이것을 교회의 비전으로 삼고 나갈 때 제자훈련이 성공적으로 될 수 있다. 이것이 제자훈련을 위한 첫 단계이다.
제자훈련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제자훈련을 하지 않아도 목회자의 일상은 무척 바쁘다. 설교가 얼마나 많은가? 주일설교, 수요설교, 매일 새벽기도회 등 돌아서면 설교다. 거기다 심방, 목회 행정 등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무척 많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서 제자훈련을 준비해야 한다. 제자반을 인도하려면 목사가 미리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단순히 두 시간 제자반을 인도하는 것이 아니다. 미리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바쁜 목회일정에 제자반을 몇 그룹씩 맡아서 하게 되면 정말 시간이 쫓기게 된다. 그래서 많은 목회자가 제자훈련을 하다가 포기하는 때도 있다. 이렇게 바쁜 일정에도 제자훈련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기 위해서는 제자훈련에 대한 분명한 목회자의 비전이 있어야 한다.
2. 개체교회에 맞는 제자훈련 과정과 교재를 선정해야 한다.
제자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제자훈련 세미나나 제자훈련을 하는 교회를 방문해서 살펴보고 개체교회에 맞는 훈련과정과 교재를 선정해야 한다. 제자훈련에 대한 의욕만 갖고 훈련과정과 교재에 관한 연구 없이 무작정 시작하게 되면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필자가 처음 제자훈련을 시작할 때는 제자훈련에 대한 목회비전은 있었는데 훈련과정과 교재 선정은 분명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새들백교회의 101, 201, 301, 401 교재를 사용했다. 그런데 이 교재가 한인교회 교인들을 위한 훈련교재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201 교재까지만 사용하고 중단했다. 그리고 제자훈련을 잘하는 몇 교회의 세미나를 참석하고 훈련교재와 과정을 도입하여 사용하게 되었다.
훈련과정은 새일군반, 양육반, 제자반, 사역반으로 나눠서 하는 때도 있고, 봄, 가을 학기로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을 나눠서 진행하기도 한다. 어떤 과정이든 담임목사가 개교회의 상황에 맞는 과정을 정하면 된다. 그런데 과정을 정했다가 중도에 그만두고 다시 정하고 하면 신뢰를 잃게 되니, 선택하기 전에 어느 것이 좋을지 심사숙고하는 것이 좋다. 교재는 목회자가 만들어서 하면 제일 좋다. 그러나 바쁜 목회일정으로 교재를 만들기가 쉽지 않으면 기존의 제자훈련 교재들을 선정해서 하면 된다.
3. 평신도 지도자들과 교회 비전화 작업을 한다.
목회자가 새 목회지에 파송되었을 때 또는 기존의 목회를 새롭게 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평신도 지도자들과 교회의 방향에 관한 비전화(visioning) 작업을 하는 것이다. 비전화를 통해서 교회의 비전을 함께 찾고, 목회자의 비전을 평신도들과 나누는 것이다. 목회자의 비전이 공유(shared vision)되어야 한다. 목회자가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교회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많은 경우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 간의 의사소통이 잘 안 되었기 때문이다. 교회마다 이미 평신도들을 훈련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하면 마찰이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마찰을 줄이고, 함께 한 방향을 향해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전화 과정(vision process)을 밟아야 한다.
필자는 처음 교회에 부임했을 때, 임원들과 함께 교회의 비전화 하는 시간을 가졌다. 3주마다 수요일 저녁예배 후에 임원들과 함께 《새들백교회 이야기》라는 책을 갖고 한 장씩 공부하고 교회의 방향에 관해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책을 다 마쳤을 때는 임원들과 함께 교회 비전 선언문(vision statement)과 목회전략을 함께 만들어서 교회에 선포하였다. 그리고 새로운 제자훈련 시스템을 시작하였다.
4. 제자훈련에 참여할 평신도를 모집하고 훈련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제자훈련 1기생은 기존의 교회 리더들을 중심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교회의 리더들은 대부분이 이전에 성경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이 많아서 다시 제자훈련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교회 리더들을 만나서 제자훈련의 중요성과 목회 비전을 나누고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제자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목회자가 교회 리더들과 함께 1기 제자훈련을 하게 되면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 간에 관계성이 깊어지고 목회비전에 대한 이해가 커진다. 그래서 평신도 지도자들이 제자훈련의 좋은 동역자들로 세워지게 된다. 그러고 나서 2기부터는 일반 평신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모집하는 것이 좋다.
제자훈련은 단순한 성경 지식교육이 아니다. 정보나 지식전달 위주의 교육으로는 제자훈련이 일어나지 않는다. 제자훈련은 지식전달 위주가 아닌 인격적인 관계 속에서 효과적이다. 인격적인 관계 속에서 제자훈련이 이루어질 수 있는 상황은 소그룹이다. 대중으로 모여서는 인격적인 관계가 맺어지기 어렵다.
5. 제자훈련을 마친 평신도들의 사역의 장을 만들고 계속해서 훈련해야 한다.
제자훈련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재생산이다. 예수님께서 공생애의 많은 시간을 열두 제자에게 보내신 이유는 단순히 훈련을 위한 훈련을 하신 것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시고 훈련하신 목적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후 제자들이 계속해서 복음을 전파하는 사명을 감당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고 하셨다. 디모데후서 2장 2절에서는 “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저희가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 하셨다. 그러므로 소정의 훈련의 과정을 마친 성도들에게는 은사에 따라 봉사할 수 있는 사역의 장을 열어주어야 한다. 다른 사람을 양육하는 양육자로, 속장으로, QT 나눔방 인도자로 은사에 맞는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격려할 때 그들이 계속해서 영적으로 성장하고 사역의 열매를 맺게 되며, 교회가 든든히 세워지게 된다.
훈련의 과정을 마친 후에도 계속적인 영적 돌봄이 필요하다. 봄, 가을 학기로 QT 나눔방이나, 선택과목 클래스를 열어 지속해서 돌봄을 받도록 해야 한다. 하워드 스나이더(Howard Snyder)는 《참으로 해방된 교회》라는 책에서 “모든 성도는 사역자다. 모든 성도는 사역자로 해방되어야 하며, 모든 목회자는 제자훈련가로 해방되어야 한다. 목회 리더십의 최우선권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하나님의 백성을 제자로 훈련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모든 교회마다 제자훈련이 활발하게 일어나서 평신도 사역자를 세우고, 교회가 든든히 세워지기를 소망한다.
글쓴이: 장이준 목사, 콜럼버스한인연합감리교회, OH
올린날: 2017년 5월 1일,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