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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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가 이끄는 선교 중심의 새로운 교회 운동 - 언더그라운드 교회

2015년 12월 8일 대한민국의 XX의 교회는 세상에서 가장 큰 지하 교회로 선정돼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지하교회란 로마제국의 핍박을 피해서, 혹은 북한과 중국 정부의 핍박을 피해서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지하로 숨어든 교회를 의미하는데, 가장 큰 지하교회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313년 콘스탄틴 황제가 밀라노 칙령을 보내, 기독교에 대한 관용을 선포하기 전까지, 기독교를 공인하기 전까지, 초대 교회는 지금의 모습과는 아주 달랐다. 크고 웅장한 교회 건물도 없었고, 교인들이 주차해야 하는 주차장도 없고, 예배 중 찬양단, 성가대도 없었고, 말씀을 전하는 목사나 전도사도 없었다. 지금의 제도화된 교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로마 제국의 네로 황제로부터 디오클레시안 황제까지 기독교에 대한 박해는 이루어졌고, 예수를 따르는 자들은 카타콤이라 불리는 지하묘지로 숨어들어 예배를 드렸다. 비록 박해를 피해 지하 묘지로 숨어들어 예배를 드렸지만, 초대 교회 기독교인들의 삶은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삶이었다.

 2~3세기(박해가 심했던 시기)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되는 초대교부의 글 중 하나인 “디오그네투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초대 기독교인들의 삶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전반적인 생활에 있어서 자신들이 사는 곳의 양식을 따릅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놀랍도록 확연히 구분된 함께하는 삶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육신을 입었지만, 육신은 따라 살지 않고, 땅에 속하지만, 하늘에 소망을 둔 사람들, 법을 초월하는 사람들, 가난하지만 부유한 사람들, 죽으면서까지도 복음을 전하고 선교를 했던 사람들이 바로 초대교회의 사람들이었다. 바로 이런 초대교회의 모습을 본받아 플로리다주의 탐파라는 도시에 선교 지향적인 교회 운동이 있어서 소개하려 한다.

 

 

전혀 다른 새로운 교회 운동

연합감리교회(사실은 거의 모든 미국 교회에 해당하지만)에 관련된 농담 중의 하나가 예배당의 카펫을 갈려면 전교인 총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붉은색이 좋은데, 파란색이 좋은데… 사실 예수를 따르고,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가져오는 사명을 감당하는데 결정적인 것은 교회 카펫의 색상이 아니다. 언더그라운드 네트워크는 그렇게 교회 물품의 색깔로 싸우는 교회의 운영 방법의 반작용으로 생겨났다.

플로리다주 탐파의 미국 기독교 학생회(InterValcity)를 섬기던 브라이언 샌더스 대표는 자신이 섬기는 교회에서 2005년 건물 리모델링 회의가 열렸으며, 그날 그 교회에서 회의의 안건은 열린 예배를 위해서 기존의 오렌지색 의자보다 더 예쁜 파란색의 의자를 사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존 교회의 건물, 물품과 프로그램에 대한 이러한 안건은 브라이언 대표가 살고 있는 탐파의 가장 위험하고 가난한 지역에 하나님의 나라를 어떻게 가져올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소외된 이웃들을 사랑할 것인가의 선교적 문제를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그가 가르치던 기독교 학생회 학생 중 기존 교회를 이미 떠났거나 떠나려는 학생들 50명과 함께 모여서, 기존의 주류 교회에 가지는 않겠지만 예수께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예수의 사랑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누구(예를 들어, 가난한 자들, 윤락 여성들, 이민자들, 약물 중독자들 등등)인지 그 목록을 작성했다. 작성을 모두 마쳤을 때 그 목록의 수가 50개에 이르렀다. 50부류의 다른 사람들이 예수께서 사랑하고 예수의 사랑을 받아야 하지만 기존 교회에 갈 수 없거나 받아지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언더그라운드 네트워크(Underground Network)

현재 미국에 맥도날드가 약 14,150개가 있다. 그보다 더 많은 숫자가 바로 교회의 수이다. 미국 구석구석에 약 380,000개의 교회가 있지만, 개 교회가 속한 지역 사회가 크게 변하지 않는다. 많은 기존 교회가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서, 가난한 이웃에 대해서, 약한 자들에 대해서, 이웃 사랑에 대해서, 사회 정의에 대해서 주일 날, 오직 주일 날만 말씀을 나누고 고민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 끝나게 된다. 예수를 따르는 것은 주일 날 예배 때 잠시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일주일 내내 헌신하며 따르는 것이라는 사명을 가지고 있던 탐파 지역 미국 기독교 학생회  50명의 학생들은, 그들이 가진 재능과 소명을 가지고 기존 교회와는 다르게 선교를 하기로 결정한다. 그 후 50명의 학생은 격주로 만나 그들의 꿈꾸는 선교 지향적인 교회를 구체적으로 이루어 간다. 그리고 40명이 직업을 관두거나 유급휴가를 내고 필리핀의 빈민가로 장기 선교 여행을 떠나게 된다.

 

마이크로 교회(Micro-church)

맨 처음 50명의 젊은이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회 카펫을 붉은색 혹은 파란색으로 할지, 아니면 열린 예배를 드릴지 말지가 새로운 교회 운동의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가져오는 것, 그것이 모든 교회 사역의 중심에 놓는 것이었다. 그래서 건물이 중심이 되는 교회가 아니라 선교가 중심이 되는 작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네트워크를 이루게 된다. 이 작은 공동체가 “마이크로 교회”이며 그 지도자의 소명과 비전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 브라이언 대표는 “우리는 사람들을 모으기보다, 그 사람들을 밖으로 나가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무언가를 하라고 설득시켰습니다.”라고 말한다.

 

만인이 제사장이 되는 마이크로 교회

정규 신학을 교육받거나 안수를 받아야만 마이크로 교회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이크로 교회는 누구에나 열려있다. 누구든 자신이 소명과 열정을 가지고 잘하는 것이 있으면 마이크로 교회를 시작할 수 있다. 현재 마이크로 교회 중에는 가난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어린이들을 위해 맨토를 하는 마이크로 교회, 알코올과 마약 중독자들을 위한 마이크로 교회, 고장 난 자전거를 고쳐서 노숙자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는 마이크로 교회, 한때 성매매를 했던 여성들을 위한 마이크로 교회 등이 있다. 누구든지 이미 현존하는 마이크로 교회에 참여하거나 아니면 자기가 잘하는 분야, 좋아하는 분야, 열정을 가진 분야에 마이크로 교회를 개척할 수 있다. 언더그라운드 네트워크는 이러한 개척을 격려하는 구조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도, 설교도, 교회 건물도 아니라, 개척하는 사람, 바로 그 자신이며, 그 사람의 사역이 하나님 나라 사역의 중심이 된다. 2019년 현재, 약 200여 개의 마이크로 교회가 있고, 그중에는 200~300명이 모이는 마이크로 교회들도 있으며, 6개의 나라에서 10개의 도시에 마이크로 교회들이 사역하고 있다.

 

선교가 중심이 되는 마이크로 교회

지금까지 살펴본바, 마이크로 교회는 기존 교회의 소그룹과 비슷한 점이 많다. 평신도 지도자가 열정을 가지고 좋아하는 것을 중심으로 한 소그룹 모임; 북클럽, 골프 그룹, 하이킹 그룹, 요가 그룹, 청장년 그룹 등등… 마이크로 교회와 기존 교회의 소그룹 모임과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선교 사역일 것이다. 브라이언은 “교회를 바꾸려고 노력하지 마세요. 대신 선교 사역을 하는 교회가 되세요. 교회는 선교 사역을 할 때만 살아있습니다.”라고 말한다. 200여 개의 마이크로 교회는 반드시 선교 사역을 해야만 한다. 단지 말씀을 나누고 음식을 함께 먹고 친교를  하는 모임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예수가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선교를 하는 것이 마이크로 교회의 중심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마이크로 교회는 빈민가에 위치해서 저소득층과 빈민을 위해 사역을 하고 있으며, 비록 중산층이 사는 지역에 마이크로 교회가 위치하더라도, 그들의 선교 사역은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해서이다.

 

실패는 제자가 되어가는 과정

불과 십수 년 만에 언더그라운드 네트워크의 마이크로 교회는 200여 개 이상으로 번성하였지만, 모든 사역이 성공하지 못했고, 모든 마이크로 교회가 지역사회를 바꾸는 놀라운 목회가 되지 못했다. 어떤 마이크로 교회는 초라하고, 혹은 어려움을 겪는 교회들도 많았다. 평신도가 대부분 마이크로 교회를 개척하고, 거의 무보수로 사역을 하기 때문에, 이런 실패와 좌절의 순간에 상처는 더 크며 더 많이 좌절된다. 이런 실패와 좌절의 순간에 언더그라운드 허브에 모여 함께 위로하고 격려한다고 한다. 현재 브라이언 대표의 주요 역할은 이런 실패와 좌절을 겪은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과 격려를 해주는 것이다. “포기하지 마세요. 하나님이 기뻐하세요.” 언더그라운드 네트워크에서 실패와 새로운 시도는 선교 사역의 일부분이며, 제자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한국교회가 생각해 볼 점

21세기 한인교회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인들이 더 이상 예전처럼 미국에 이민을 오지 않으며, 고령화 등의 여파로 대부분 교회가 성장 정체 상태 혹은 감소 상태에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어릴 때 이민을 청년, 청소년 등 젊은이들은 교회를 외면하며 떠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한인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던 청년과 청소년들이 교회를 떠났지만, 하나님을 떠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기존의 교회로부터 돌아선 이 젊은이들의 신앙과 선교의 열정을 다시 품을 그 해답을 웨슬리의 소그룹(Band) 운동에서 찾을 수 있다.

18세기 웨슬리 목사는 소그룹 운동을 통해서 초대교회의 원형을 회복하려 했고, 종교적으로, 영적으로, 도덕적으로 어두웠던 당시 사회에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교회 갱신 운동을 펼쳤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모여 말씀과 성경 공부와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더 사랑하고, 불우하고 억압받는 이웃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바로 언더그라운드 네트워크의 마이크로 교회의 가장 중심이며, 이미 우리 연합감리교 전통인 웨슬리 목사의 소그룹 운동인 것이다.

한인 교회의 속회 모임을 기존 하던 데로 주거지역이나 연령대나 혹은 취미에 따라 구성해서 한 달에 한 번 속회 예배를 드리고, 속회 헌금을 거두고, 음식을 나누며, 친교에 중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교인들의 소명과 열정에 따라 속회를 구성해서 그들이 잘하고 소명이 있는 곳에 속회 단위(교회 안의 교회)로서 21세기 미국을 살아가는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을 사랑하고 그들을 돕는 선교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아웃리치 잡지의 폴 제이 목사의 글언더그라운드 네트워크의 영상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글이다.

 

글쓴이: 오천의 목사,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 담당, 연합감리교회 공보부, 테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