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페이스북 친구들의 포스팅을 보고 있는데, 눈에 익숙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여러 명의 한인 목회자가 함께 모여 자동차 엔지 오일을 갈고 그 후, 함께 모여 식사로 친교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도대체 뭐 하는 한인 목회자 그룹일까? 무슨 연유로 함께 모여 자동차 엔진 오일을 갈고 있는 걸까? 이들은 목회자 자동차 정비(United Methodist Pastor’s Auto Care) 모임으로 회원 목회자의 차를 정비해 주는 뉴잉글랜드 연회의 한인 목회자 모임이다.
연합감리교 목회자 자동차 정비(UMPAC) 사역의 시작
목회자 자동차 정비(UMPAC) 사역은 조선민 목사(Rev. Sunmin Cho)의 비전으로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한인 목회자 형편이 넉넉하지 않고, 특히 차량 관리 비용으로 많이 드니까, 조 목사는 그런 부분을 안타까워 하고 있었다. 그래서 스스로 차를 관리해 오던 경험과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목회자들을 돕고 싶은 마음으로 이 사역을 시작하였다. 목회자의 생활비는 뻔하다. 다들 새 차를 사거나 혹은 좋은 중고차를 사서 고장 없이 탔으면 좋겠지만, 차는 고장나게 되어있다. 차에 대한 지식이 없으며 차량이 고장 났을 때, 수백 불이 드는 수리 비용을 보면서 또 조 목사는 그런 일들을 경험하면서, 다른 한인 목회자가 그런 고생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비전을 가졌다.

창립 멤버
조선민 목사의 경험과 지식으로 주변 목회자의 자동차 정비를 도움으로서 사역을 시작했지만, 이길표 목사와 조은길 목사와 함께 정식으로 모임이 확장되었다. 이길표 목사는 모임의 회장과 커뮤니케이션을 맡고 있으며, 조은길 목사는 차를 고치는데 일가견이 있다. 조선민 목사는 이길표 목사를 만나 자신의 비전을 나누니, 이길표 목사가 회장이 되어 지금의 모임이 정식 모임이 되었다.
현재는 5명의 목회자가 임원들로 섬기고 있으며, 각자 서로의 역할이 다르다. 이길표 목사는 회장, 조선민 목사와 조은길 목사는 차량 정비, 박명은 목사는 회계, 서헌명 목사는 서기를 맡고 있다. 회원으로 등록된 목회지까지 합치면 10명이 정식으로 등록하였다. 정식 모임이기에 물론 회비가 있다. 일년에 50달러가 회비이다. 이 회비로 자동차 정비에 들어가는 도구와 소모품 등을 구입한다. 물론 투명하게 재정을 관리한다. 임원들은 이 모임의 취지에 따라 일반 회원보다 더 많은 회비를 내고 회원 목회자를 섬기고 있다.
목회자 자동차 정비(UMPAC) 사역의 미션
목회자 자동차 정비 사역의 목적과 미션은 “Empowering Korean Pastors and Extending Fellowship”으로 한인 목회자들이 스스로 차량을 정비할 수 있도록 돕고, 이 과정에서 친교를 나누는 것이다. 물론 그냥 자동차 정비를 가르치고 보여 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이 정비 기술과 경험을 가르쳐서 한인 목회자가 직접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사역에서 정비할 수 없어서 정비소를 가더라도, 한인 목회자가 차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가지고 바가지 쓰는 일이 없도록 돕는 것이다. 함께 자동차 정비를 하고 함께 일하지만, 정비가 끝난 후, 함께 식탁의 교제를 가짐으로써, 자동차 정비뿐만 아니라 목회자끼리 소식을 나누고 기도 제목도 나누며 주안에서 교제를 해나간다.
또한 자동차 정비 사역은 목회자가 청지기로써 직분을 감당하도록 돕는다. 일단 회원이 되고 나면, 그 시점부터 임원들이 회원들의 자동차 마일을 기록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소모품 역시 알려준다. 함께 모여 교제를 나누기도 하지만, 자기 자동차에 대해 책임을 가지고 청지기직을 수행하도록 돕기도 한다.
정비 가능한 분야
자동차 정비 사역에서 자동차 정비가 가능한 분야는 엔진 오일 교환, 브레이크 패드 교환, 캘리퍼(Caliper) 교환, 로터(Rotor) 교환, 냉각수 교환, 브레이크 오일, 변속기 오일, 스티어링 오일 등을 교체한다. 이외의 전문적인 교체와 수리는 좋은 자동차 수리공을 찾아가길 권한다. 2024년 5월은 브레이크 달로서 참여하는 회원들의 브레이크에 관련된 모든 것을 교체하려고 계획 중이다.
자동차 정비 사역에서 감당할 수 있는 자동차 정비가 있고, 그렇지 않은 정비가 있다. 위에 언급된 교환과 교체를 넘어서는 정비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자동차 정비 사역은 자신들이 하지 못하는 영역에서도 목회자들에게 도움을 준다. 정직하고 좋은 자동차 전문가를 추천하는 일도 하고 있다. 조 목사의 추천을 받고 연결된 전문가를 찾아가면 15%까지 할인을 해준다.
회원이 되기 위한 요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연합감리교 목회자 자동차 정비 사역에 합류하려면 정식 회원이 되어야 하고, 회원은 연회비를 내야 한다.
회원이 되기 위해서 자동차 정비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다. 기술이 없더라도 누구든지 환영이며 회원이 될 수 있다. 정비 기술이 아니더라도, 음식으로 회원들을 섬기는 등으로 이 사역에서는 다른 도울 일들이 있다. 다만 목회자가 자동차 정비만 받으러 오는 것이 아니라, 정비 기술을 배울 의지가 있는지 스스로가 물어야 하겠다.
자동차 정비 사역과 신앙
자동차 정비 사역에서 회장과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이길표 목사는 이 사역과 영성 혹은 신앙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 이방인으로서 한인 목회자가 함께 교제하고 위로하며 도움을 주고받으며 성장한다고 대답한다. 한인 목회자는 한인 디아스포라에 비유한다. 이방인으로 미국에서 살아가면서 한인 목회자가 함께 모여 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교제 속에서 형식적인 자리에서 나눌 수 없는 실제 목회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며 또한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혼자서 목회를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적이 없이 목회의 선 후배가 만나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를 돕는다. 자동차 정비로 모였지만, 타인종 목회를 하면서 경험하기 힘든 한인들의 영성, 은혜, 그리고 감성을 나누는 모임이 된다.
또한 이 목사는 이 모임을 통해 성장했다고 말한다. 이 사역에 비전을 가지고 시작한 조선민 목사의 재능 기부와 순수한 나눔을 통해서 참된 섬김을 배우게 되었고, 은혜를 받고 자신 또한 그렇게 섬기게 되었다고 말한다.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 한 방향으로 자신의 재능을 나누고 한인 목회자를 섬기는 참된 지도자의 모습을 조 목사에게 발견하고 임원들이 함께 한 방향으로 재능을 나누고 있다.
조선민 목사는 같은 질문에 목회에 대한 본질을 발견하게 된 사역이라 전한다. 목회가 무엇일까? 목회는 사역, 설교, 심방, 지도력, 행정력 등 거창한 것 같지만, 사실 목회란 한 사람, 한 영혼을 도와주는 일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조 목사는 담임하는 교회는 작지만, 자신은 한 사람을 돕는 것이 목회라고 소명하며, 그 한 영혼을 돕고 하나님의 사랑은 전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목회자가 평신도를 도울 뿐 아니라, 목회자 역시 도와야 하는 것이 목회라고 생각한다. 조 목사는 한인 목회자들이 자동차 정비 사역을 통해 절약한 비용을 교회를 위해 쓰고, 지역 사회의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앞으로의 비전
한 사람의 비전과 바라는 것 없이 한 방향으로 나누는 재능 기부를 통해 지금 연합감리교 목회자 자동차 정비 사역(UMPAC)이 시작되었고, 그 지경을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의 비전이 무엇인지 물었다.
중고 차량 구매와 무상 대여
조 목사의 앞으로의 비전은 회비와 기부를 통해 중고 차량을 구매해서 무상으로 한인 목회자들에게 대여하는 것이다. 한인 목회자가 얼마 안 되는 사례비로 빠듯하게 살아가다, 갑자기 차량이 고장나 정비소에 들어가 고치게 되면, 당장 사역하는데 사용할 차가 없다. 목회도 해야 하고 차량 수리에 큰돈을 지불해야 하기에 여유가 없다.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다면, 당장 이런 문제가 있는 한인 목회자들에게 무상으로 대여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차량 구매와 무상 대여를 넘어 조 목사는 자동차 대출의 비전을 가지고 있다. 조 목사는 뉴잉글랜드 연회에 한인 목회자가 차량을 살 때, 중고차를 잘 고르도록 돕고 있다. 검사 도구를 가지고 함께 가서 차량을 검사한 후 차량 구매를 추천하거나 사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많은 한인 목회자가 차량을 구매할 때, 재정이 넉넉지 못해서 중고차를 사거나 딜러에게 높은 이자를 내면서 차를 할부로 사는 걸 보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런 경우 적은 금액이라도 5,000달러 혹은 10,000 달러를 무이자로 자동차 대출로 돕고 싶다는 비전을 두고 기도하고 있다.
이길표 목사는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한인 목회자들이 가진 차를 300,000 마일까지 무사히 타길 바란다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차에 대해 청지기 정신을 가지고 잘 닦고 조이고 또 주기적으로 오일과 소모품을 교체해서 무사히 오래 차를 쓰기를 바란다. 또한 이 목사는 자신이 이 사역을 통해 받은 은혜를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차량 수리하러 와서, 회원이 되고, 정비 기술을 배우고, 다시 와서 더 많은 한인 목회자의 차량을 한 번에 고칠 수 있을 것이다. 관심 있고, 정비 기술을 배운 목회자들이 서로에게 힘을 실어 다른 목회자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연합감리교 목회자 자동차 정비 사역이 미국인 목회자들에게도 알려져 참여하기를 소망해 본다. 또한 목회자를 넘어 정비 기술을 가진 평신도들도 참여하는 큰 사역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뉴잉글랜드 연회를 넘어 다른 연회의 한인 목회자들도 함께 모여 이러한 사역을 해나가길 소망해 본다.
오천의 목사는 한인/아시아인 리더 자료를 담당하고 있는 연합감리교회 정회원 목사이다. [email protected]나 615) 742-5457로 연락할 수 있다.